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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소설 에는 여러 리메이드들이 등장합니다. 리메이드는 일종의 개조 생명체입니다. 생체 개조 기술이 워낙 다양하게 쓰이기 때문에 소설은 온갖 리메이드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다른 모든 요소처럼 그런 리메이들은 절대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아요. 생체 개조 기술은 추악하고 비참한 결과물들을 낳았습니다. 윤락가에서 성욕을 채워주는 사람들, 귀족이나 권력자를 호위하는 경비병들, 축제에서 구경거리가 되는 종족들. 어디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사실 19세기부터 SF 소설들은 생체 개조 기술을 별로 긍정적으로 그리지 않았어요. 예전에 몇 번 말한 것처럼 메리 셸리, 허버트 웰즈, 로버트 스티븐슨, 오귀스트 릴라당, 심지어 아서 코난 도일조차 생체 개조 기술을 부정적으로 묘사했습니다. SF 소설은 그런 ..
스페이스 오페라와 로봇은 잘 어울리는 한쌍입니다. 그저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로봇은 아주 중요한 소재가 됩니다. 시리즈의 은하 제국은 로봇 이야기로 이어졌죠. 는 인류 문명이 인공 지능을 이용해 유토피아를 만들었다고 묘사합니다. 에서는 우주 함선의 인공 지능이 주인공입니다. 이런 소설들을 비롯해 온갖 스페이스 오페라 만화들, 영화들, 게임들은 여러 로봇들을 선보입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인류는 우주를 항해할 수 있고, 그런 기술력은 각종 로봇들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다른 항성계로 항해하는 인류가 로봇을 만들지 못한다면, 그건 꽤나 모순적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로봇을 이야기하지 않는 스페이스 오페라 창작물들 역시 많을 겁니다. 로봇은 스페이스 오페라의 필수적인 조건이 아닐 겁니다..
[게임 의 한 장면. 이런 외계 녹색 거주지는 인공 생태계가 될 수 있겠죠.] 소설 에서 인상적인 부분들 중 하나는 소설 주인공이 감자를 키우는 과정입니다. 아마 저만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 겁니다. 앤디 위어가 왜 소설 주인공이 식물학자라고 설정했겠어요. 우주선 승무원이 화성에서 혼자 농사를 짓기 위해서겠죠. 화성은 죽은 행성이나, 소설 주인공은 감자 눈과 자신의 대변과 물을 적당히 섞고, 불모지에서 새로운 생명들을 튀웁니다. 소설 속에서 감자들은 그저 먹거리가 아닙니다. 죽은 행성에서 새로 태어나는 녹색 생명이죠. 화성에서 생존하기 위해 소설 주인공은 여러 작업들을 시도하나, 대부분 작업들은 기계 공학적입니다. 반면, 감자 농사는 생명체를 다루는 작업이고, 그래서 다른 작업들보다 특별합니다. 감자 농사..
[인류 문명이 멸망했을 때, 동물 동료로서 탐지견은 훨씬 활약할 수 있겠죠.] "우리가 데리고 가야 해요, 아빠. 개는 먹을 걸 찾아낼 수도 있잖아요." 소설 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이 소설에서 어떤 남자와 소년은 무너진 세상을 떠돕니다. 작가는 왜 세상이 무너졌는지 전혀 언급하지 않으나, 인류 문명은 처참하게 멸망한 듯 보이고, 남자와 소년은 지옥을 떠돕니다. 어느 날 그들은 어디에서 개가 짖는 소리를 듣고, 소년은 개를 데리고 가기 원합니다. 아마 누군가가 개를 죽이거나 잡아먹을 거라고 걱정했기 때문이겠죠. 소년은 개를 데리고 가자고 조르고, 개가 먹을 걸 찾을 수 있다고 핑계를 댑니다. 어쩌면 소년은 정말 개가 먹을 걸 찾을 수 있다고 믿었는지 모르죠. 사람들은 여러 특수견들을 이용하고, 전장에서 ..
[이런 개조 동물이 현실로 들어올 수 있을까요? 그때 윤리 철학이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요?] 소설 는 제목 그대로 소년과 개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 속의 블러드는 평범한 개가 아닙니다. 유전자 조작 동물이죠. 사람처럼 블러드는 똑똑하고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비단 만 아니라 수많은 SF 소설들은 개조 동물들을 이야기해요. 사실 허버트 웰즈가 에서 반인반수를 만든 이후, 이런 똑똑한 개조 동물들은 여러 SF 소설들 속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어떤 개조 동물은 사람만큼 똑똑하지 않으나, 적어도 일반적인 야생 동물이나 가축보다 훨씬 영리하고, 그래서 인간과 함께 어려운 작업들을 수행하죠. 만약 유전 공학이 동물들을 개량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개조 동물들을 다양한 분야들에 이용할 수 있을 겁..
[이런 소프트 생체 로봇이 투박하고 묵직한 증기 기관 스팀펑크와 어울릴 수 있을까요.] 키스 로버츠가 쓴 은 증기 자동차를 표지 그림으로 삼았습니다. 우리나라 번역판은 굳건한 증기 자동차가 굴뚝에서 연기를 뭉클뭉클 뿜는 그림을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번역판 이외에 다른 판본들 역시 증기 자동차를 빼먹지 않아요. 각자 차이는 있으나, 다들 증기 자동차가 전진하는 장면을 보여주죠. 은 카톨릭이 영국을 지배하는 대체 역사이고, 어떤 판본들은 종교 전쟁을 보여줍니다. 사실 소설 속에서 진정한 봉사를 위해 성직자들이 고군분투하는 장면들이 나오고요. 그렇다고 해도 증기 자동차가 에서 상징적인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하겠죠. 비단 만 아니라 수많은 스팀펑크들은 묵직하고 강력하고 튼튼한 증기 장비들을 ..
소설 은 세계가 확장하고 수축한다는 개념을 이용해 평행 세계를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평행 세계 이야기입니다. 다중 우주들을 순차적으로 보여주거나 우주들이 겹치는 장면을 자세히 묘사하지 않으나, 평행 세계를 꽤나 하드하게 보여주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소설에서 훨씬 인상적인 소재는 생물적인 신경 모드입니다. 그렉 이건은 평행 세계만큼 바이오펑크에 공을 들였고, 에는 다양한 개조 생체들이 등장합니다. 우선 주인공 탐정은 머리에 신경 모드를 탑재했습니다. 모드는 일종의 제어 장치이고, 모드 사용자는 마음대로 자신의 감정이나 근력을 조절할 수 있어요. 만약 모드 사용자가 허기를 느끼기 원하지 않는다면, 일정 시간 동안 모드는 사용자가 허기를 느끼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긴박한 순간에 모드는..
[게임 의 돌고래 유닛들. 이런 군용 돌고래들에게 동물 권리가 있을까요?] 아서 클라크가 쓴 은 제목처럼 양치기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양치기는 알퐁스 도데가 쓴 양치기와 달리 별로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아니, 적어도 산 속에서 호젓하게 사모하는 아가씨와 별밤을 바라보는 낭만이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 양치기는 바닷속에서 양식업을 관리하고, 목양견 대신 돌고래들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21세기 독자에게 은 전형적인 소설처럼 보이겠으나, 이 소설은 나름대로 사역 동물에 상상 과학을 덧붙였습니다. 어쩌면 미래 인류는 이런 동물들을 이용할지 모릅니다. 만약 인류가 바닷속에 목장을 짓고 물고기 떼를 관리한다면, 돌고래들을 목양견으로 이용할지 모르죠. 솔직히 저는 발달된 잠수 무인기가 목양견을 대신할 수 있다..
[거대 괴수를 이야기하고 싶다면, 작가는 방대한 설정들을 밑바탕에 깔아야 할 겁니다.] 종종 거대 괴수를 볼 때마다, 저는 그 압도적인 크기에 경외를 느끼곤 합니다. 인간의 평균적인 길이가 2m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몇 m짜리 동물조차 상당히 거대하죠. 몇 십 m나 몇 백 m짜리 동물은 오죽하겠어요. 그런 생명체들은 어마어마한 크기만큼 아우라를 뿜습니다. 라마 같은 초거대 건축물들 역시 놀라우나, 그것들은 죽은 것입니다. 살아있지 않죠. 그래서 그렇게 거대 괴수들은 경외적일 겁니다. 누군가는 거대 괴수들이 허술하고 황당한 상상일 뿐이라고 말할지 모르겠군요. 맞아요. 200m짜리 우주 항모를 상상하는 것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미 거대한 항공모함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0m짜리 거..
[이런 거대 괴수 병기는 저그와 많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조화 친화력에는 미약한 생태주의가 있어요.] 소설 에 등장하는 신의 정원사들은 이름처럼 일종의 종교 집단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종교 집단과 정원사들은 매우 다릅니다. 왜냐하면 정원사들은 소신이 있는 생태주의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들은 자연 환경을 보존하고, 동물 권리를 지키고, 약자들을 돕고자 합니다. 뭐, 좋은 말을 떠드는 종교 집단들은 많고 많습니다. 현실에서 그런 종교 집단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하지만 신의 정원사들은 그저 좋은 소리들만 늘어놓지 않습니다. 정원사들은 확실한 철학을 세우고, 그 철학을 실천합니다. 그리고 그 철학은 바로 생태주의입니다. 생태주의는 권위적인 지배에 반대합니다. 현실에서 수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