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SF & 판타지/장르 정의 (147)
SF 생태주의
[비디오 게임 벽지. 만약 이 이런 표지 그림을 장식한다면….] 소설은 텍스트 매체이고, 그림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종종 저는 좋은 소설들이 멋진 표지 그림을 붙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표지 그림이 소설 내용과 동떨어졌다면, 오히려 표지 그림이 없는 편이 나을지 모르죠. 예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같은 소설은 좀 엉뚱한 표지 그림을 붙인 것 같습니다. 저는 왜 그런 그림이 를 대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렇게 어려운 책을 번역한 출판사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솔직히 의 표지 그림은 좀…. 이 소설은 우주 탐사물입니다. 외계 생명체들이 우주 어딘가에 나타났고, 인류 탐사대는 우주선을 타고 외계 생명체들을 방문하고 조사하죠. 당연히 외계 생명체들의 서식지와 광..
흔히 소설 는 SF 밀리터리 소설이라고 불립니다. 도 그렇고, 도 그렇고, 도 그렇죠. 사실 수많은 SF 전쟁 소설들은 SF 밀리터리 소설이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외딴 행성에 사는 민간인이 은하 제국 전쟁에 휘말린다고 해도 평론가들이나 독자들은 그 이야기를 SF 밀리터리라고 부르지 않을 듯합니다. 군대가 등장한다고 해도 작가가 뭔가 군사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면, 그 이야기는 SF 밀리터리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는 은하 제국과 우주 전쟁과 함선 군인들이 등장합니다. 아예 소설 주인공은 함선 인공 지능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이 밀리터리 소설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은 별로 없을 듯합니다. 장르를 정확히 규정하기는 어렵고, 아무도 무엇이 정확한 장르인지 정의하지 못하나, 저는 어느 정도 공통된 범주를..
종종 독서 동호회들나 SF 평론가들이나 언론들은 SF 소설 순위를 조사합니다. 최고의 SF 소설 100가지, 최고의 스페이스 오페라들, 올해 최고의 SF 소설들 등등. 여러 도서 커뮤니티들과 인터넷 언론들에서 그런 목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죠. 가끔 그런 설문 조사들은 왜 독자들이 SF 소설들을 읽는지 묻습니다. 그리고 어떤 독자들은 SF 소설들이 미래를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런 독자들은 엄중한 고증과 치밀한 과학적 상상력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4차 산업 혁명이나 빅 데이터 인공 지능 같은 용어들이 범람한 이후,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SF 소설들을 찾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가령, 안철수가 를 언급했을 때, 사람들이 윌리엄 깁슨에게 ..
[게임 의 언폴른. 나무 외계인에게도 '인간 형체'는 필요합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와 검마 판타지에는 여러 종족들이 등장합니다. 어떤 종족은 호전적이고, 어떤 종족은 평화적입니다. 어떤 종족은 대의 제도를 시행하고, 어떤 종족은 왕을 숭배하죠. 어떤 종족은 포유류 형태이고, 어떤 종족은 파충류 형태에요. 어떤 종족은 첨단 기술을 자랑하고, 어떤 종족은 뛰어난 신체로 부족한 기술력을 보완합니다. 이런 수많은 종족들은 스페이스 오페라나 검마 판타지가 얼마나 많이 다채로워질 수 있는지 좌우합니다. 그런 다채로움은 작품을 보다 돋보이게 하고요. 종족들은 서로 성향이나 관습이 다르고, 이런 성향이나 관습이 부딪힐 때, 기이한 사건이 발생하거나 등장인물들이 한층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스페이스 오페라나 검마..
며칠 전에, 그러니까 금요일에 저는 어떻게 비경 탐험과 괴수물이 짝궁을 이루는지 이야기했습니다. 그때 댄 시몬스가 쓴 을 언급했고, 나 , 등을 함께 거론했어요. 하지만 은 SF 소설이 아닙니다. 나 이나 와 달리 은 사이언스 픽션이 아닙니다. 댄 시몬스는 이나 처럼 굉장한 스페이스 오페라 소설들을 썼으나, 그것과 상관없이 은 SF 소설이 아니에요. 댄 시몬스는 탐사선의 구조와 기이하고 혹독한 극지 환경과 북극 원주민들의 문화를 생생하게 고증했으나, 그렇다고 해도 이 소설을 사이언스 픽션이라고 부르지 못하겠죠. 물론 저는 이 SF 소설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나, 그런 뉘앙스를 풍겼고, 따라서 제 실수입니다. 저는 과 을 함께 언급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아무리 고증이 가볍고 하드하지 않다고 해도 어쨌든 은 분..
소설 에서 재미있는 점은 트리피드들이 재앙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소설 제목과 달리 트리피드는 이 작품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은 일종의 장애 아포칼립스입니다. 사람들은 장애를 겪고, 그래서 문명이 붕괴하죠. 따라서 은 옥타비아 버틀러가 쓴 같은 소설과 비슷할 겁니다. 하지만 에는 식물 괴수 따위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식물 괴수가 아니라고 해도 장애는 얼마든지 사람들을 덮칠 수 있습니다. 사실 에서 식물 괴수들은 장애를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은 인공 위성 전투입니다. 적어도 소설 주인공은 인공 위성 전투라고 짐작했죠. 인공 위성이든 혜성이든, 어쨌든 트리피드와 딱히 관계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장애를 겪고 문명이 붕괴하기 전까지, 트리피드는 위협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저 ..
"아로낙스 박사, 내 전기는 세간에서 흔히 쓰이는 전기가 아니에요. 그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군요." 소설 에서 네모 선장은 아로낙스 박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로낙스는 어떻게 노틸러스가 움직이느냐고 물었고, 네모는 전기로 움직인다고 대답했죠. 하지만 그게 무슨 전기인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아로낙스 역시 더 이상 캐묻지 않아요. 게다가 노틸러스를 둘러보는 아로낙스는 계속 수수께끼들에 부딪히나, 그걸 일일이 풀려고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아로낙스는 네모에게 "성과에만 주목하고 굳이 설명하려고 애쓰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아로낙스가 아예 의문을 품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로낙스는 정말 중요한 사실들을 은근슬쩍 우회한다는 느낌을 풍깁니다. 왜 그랬을까..
[게임 처럼 사이언스 픽션은 인류 문명을 벗어날 수 있어요. 소설들은 훨씬 그렇죠.] 소설 에서 주인공 쉐벡은 고향 위성을 떠나 이웃 행성으로 갑니다. 고향 위성과 이웃 행성은 사회 구조, 문화적 분위기, 자연 환경이 모두 달랐죠. 쉐벡은 낯선 분위기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고, 자신이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습니다. 고향 위성에서 쉐벡은 계급을 착취하지 않는 분위기를 경험했으나, 이웃 행성에는 그런 분위기나 구조가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쉐백은 풍성한 자연 환경에서 깊은 인상을 받습니다. 사실 이웃 행성에 본격적으로 도착한 이후, 무엇보다 먼저 쉐벡은 울창한 숲에 놀랍니다. 자연 환경은 시각적으로 주인공을 압도합니다. 쉐벡은 계속 이어지는 나무들을 보고, 생명들이 계속 상호 작용한다는 ..
소설 가 과연 SF 소설일까요. 아마 여러 사람들은 서로 다른 의견들을 내놓을 겁니다. 어떤 독자는 이 소설이 미래를 상상했기 때문에 SF 소설이 될 수 있다고 말하겠죠. 어떤 독자는 이 소설이 자연 과학적 상상력을 별로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유토피아 문학일 뿐이라고 말할 거고요. 저는 가 SF 소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게 반드시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래를 상상하는 만큼 SF 소설은 어느 정도 과학적 상상력을 꿈꿔야 합니다. 하지만 는 사회 구조만 줄창 떠들 뿐이고, 과학적 상상력을 예견하지 않습니다. 이 소설은 이나 , , 같은 작품들과 분명히 달라요. 저런 소설들처럼 미래의 사회 구조를 예상하나, 과학적 상상력은 꽤나 부족하죠. 저는 사회학적 상상력만 발휘해도 SF 소설이 ..
인간은 꽤나 시각적인 동물입니다. 과거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들을 분류할 때, 유전자 개념을 이용하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두 눈만으로 동물들을 분류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종종 아리스토텔레스는 난관에 부딪혔어요. 서로 비슷하게 생긴 동물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가령, 아리스토텔레스는 물고기와 돌고래를 분류하기 위해 꽤나 고심했습니다. 허먼 멜빌이 '고래는 분수공으로 숨을 쉬는 물고기'라고 말한 것처럼 많은 사람들은 돌고래와 물고기가 똑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양쪽 모두 바다에 살고, 지느러미들이 있고, 몸매가 유선형이죠. 그래서 다들 돌고래와 물고기가 똑같은 종류라고 착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물고기에게 아가미가 있고 돌고래에게 분수공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이 양반은 돌고래를 물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