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SF & 판타지/스팀펑크, 사이언스 판타지 (102)
SF 생태주의
노라 제미신이 쓴 은 가상의 고요 대륙을 이야기합니다. 다른 수많은 판타지 설정들이 그런 것처럼, 고요 대륙은 지구가 아니고 동시에 지구와 비슷합니다. 판타지 소설들을 쓸 때, 판타지 작가들은 완전히 새로운 뭔가를 창조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건 불가능합니다. 판타지 작가가 요정과 정령과 악마를 이야기한다고 해도, 판타지 작가는 요정이나 정령이나 악마가 아닙니다. 판타지 작가 역시 현실에 속하는 인간이고, 현실 속에서 판타지 작가는 가상의 장소를 상상해야 합니다. 당연히 판타지 작가는 현실을 모방하고, 현실에 뭔가를 덧붙이고, 현실에서 뭔가를 빼야 합니다. 그러는 동안 판타지 작가는 가상의 장소에 현실을 반영하거나 가상의 장소를 이용해 현실을 비판할 수 있습니다. 어떤 판타지 소설은 유럽 중심주의와 가부장..
[이런 스팀펑크는 유럽 문명과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다른 문명들은 그렇지 않을지 모릅니다.] 2010년 비디오 게임 는 스팀펑크 해상 전투를 이야기합니다. 배경 무대는 가상의 지구이고, 전세계적인 재난은 광범위한 지리를 바꿨습니다. 이제 더 이상 대륙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육지는 얼마 남지 않았고, 게다가 해수면은 상당히 높이 솟았죠. 인류는 새롭게 세력들을 편성하고 얼마 남지 않은 육지들을 지킵니다. 새로운 세력들은 서로 충돌하고, 당연히 그런 충돌은 해상 전투로 이어집니다. 육지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어는 증기 함선을 조종하고 적군 함선들과 항공기들을 퇴치해야 합니다. 대재난은 인류 문명을 무너뜨렸으나, 는 별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분위기를 풍기지 않습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분위기가 있다..
'스팀펑크'라는 장르 이름을 들을 때, 흔히 사람들은 과장된 19세기 과학 기술을 떠올릴 겁니다. 웅장하고 호화로운 비행선, 튼튼하고 철벽 같은 모니터 함선, 바닷속에서 크라켄과 싸우는 구닥다리 잠수함, 자동인형들, 개조 생명체들, 거대 공장들과 굴뚝들이 뿜는 시커먼 매연. 이런 것들은 스팀펑크를 장식하는 전형적인 소재들입니다. 이런 소재들이 19세기 산업 도시를 치장할 때, 사람들은 그런 장면을 스팀펑크라고 간주할 겁니다. 종종 스팀펑크는 20세기로 넘어가거나 아예 미래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소설 와 은 20세기 배경이고, 은 아예 포스트 아포칼립스입니다. 하지만 19세기 스팀펑크들과 같은 20세기 스팀펑크, 같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스팀펑크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유럽 중심적인 분위기입니다..
소설 는 드래곤 공군 편대를 이야기합니다. 시대 배경은 나폴레옹 전쟁이죠. 소설 주인공은 영국 공군 소속이고 테메레르라는 드래곤과 함께 나폴레옹 군대(프랑스 공군 드래곤 편대)와 싸웁니다. 소설 주인공이 영국 공군 장교이기 때문에 당연히 테메레르는 영국 드래곤…이 아니라 중국 드래곤입니다. 사실 테메레르는 자신에게 국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테메레르는 국적 따위가 중요하지 않고 자신이 소중하다고 여기는 사람들과 함께 살기 바랄 뿐이에요. 그렇다고 해도 테메레르는 중국 드래곤에게서 태어났고 중국 드래곤 같은 겉모습을 선보입니다. 어쩌면 테메레르를 설정했을 때, 작가 나오미 노빅은 중국 용을 참조했을지 모릅니다. 일반적으로 전설 속의 유럽 드래곤에게는 수염이 없습니다. 하지만 테메레르에게는 길다란 두 수염이..
[중세 유럽 판타지 속의 거대 로봇과 첨단 쇠뇌들. 어떻게 이런 것들이 작동할까요?] 비디오 게임 에는 볼터라는 세력이 등장합니다. 예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볼터는 일반적인 중세 판타지 설정이 아닙니다. 는 중세 판타지 설정 같으나, 사실 는 로 이어집니다. 제목처럼 는 스페이스 오페라입니다. 는 중세 판타지와 스페이스 오페라에 걸친 설정이죠. 어쩌면 이런 설정은 스팀펑크 장르와 비슷할지 모릅니다. 스팀펑크 장르는 상상 과학과 마법을 결합하고 양쪽을 동시에 이야기합니다. 분위기나 주제에 따라 스팀펑크 장르는 사이언스 픽션에 가깝거나 판타지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어떤 스팀펑크는 아예 마법을 배제하고 완전히 사이언스 픽션이 될 수 있어요. 어떤 스팀펑크는 아예 상상 과학을 배제하고 판타지가 될 수 있습니다..
[SF 장르는 19세기 유럽에서 비롯했죠. 이런 사례처럼, 스팀펑크는 그 시대를 반추할 수 있습니다.] 어떤 철학이나 사상, 노선, 주제를 살필 때, 원류나 기원을 더듬는 과정은 중요할 겁니다. 철학에는 원류나 기원이 있을 테고, 어떻게 그런 원류나 기원이 흐르는지 살펴본다면, 우리는 철학을 훨씬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겠죠. 흐름과 순서를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철학이 흘러왔는지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왜 그것이 발생했는지 파악하지 못할 겁니다. 철학이나 사상에는 여러 분파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런 분파들을 비교하고 싶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런 것들이 갈라지고 파생했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걸 알고 싶다면, 우리는 기원으로 돌아가고, 어떻게 처음에 그것이 나타났는지 알아야 할 겁니다. 가령, 유럽 사회 ..
허버트 웰즈가 쓴 은 1894년 소설입니다. 흔히 우리는 허버트 웰즈가 SF 작가라고 생각하나, (다른 SF 작가들처럼) 허버트 웰즈는 SF 이외에 다른 소설들을 많이 썼습니다. 에는 상상 과학이 없어요. 소설 속에서 주인공 노동자는 발전기가 내뿜는 엄청난 동력을 숭배합니다. 주인공은 발전기가 신이라고 생각하고, 막대한 동력이 신의 힘이라고 느끼죠. 주인공은 발전기를 숭배하고, 누구도 발전기에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고 결심합니다. 이런 잘못된 믿음은 살인적인 광신이 되고, 발전기는 기계신이 됩니다. 문자 그대로 이건 데우스 엑스 마키나입니다. 은 (다른 측면에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보여줘요. 여기에서 1894년이라는 시기는 중대한 의미를 드러냅니다. 주인공 노동자는 유럽 사람이 아니라 인도 사람입니다..
[애니메이션 의 한 장면. 쥘 베른은 진보를 긍정할 수 있는 SF 작가입니다.] 영화 는 시리즈를 완결하는 마지막 영화입니다. 1편이나 2편과 달리, 3편은 현대와 미래를 벗어나고 서부 시대로 돌아갑니다. 3편이 드러내는 분위기는 1편이나 2편과 꽤나 다르고, 그래서 어떤 관객들은 3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2편은 미래 첨단 도시를 보여줬고, 1편에는 그런 게 없으나 적어도 여전히 현대적인 측면을 간직했습니다. 하지만 3편은 황량한 서부를 보여주고,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관객들이 3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건 별로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도 3편 역시 멋진 시간 여행 이야기이고, 1편과 2편을 감동적으로 연결했습니다.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는 3편에 현대적인 측면이나..
[얼라이언스 전함을 공격하는 거대한 거북 전투 잠수함. 이건 정말 생체 잠수함입니다.] 실시간 전략 게임 는 인간 연합군과 오크 무리가 싸우는 내용입니다. 인간은 엘프, 드워프, 놈과 연합했고, 오크는 트롤, 오거, 언데드와 무리를 이루었습니다. 전형적인 중세 유럽 판타지로서 에는 튼튼한 중장 기사, 잔인한 오크 보병, 화려한 마법사, 사악한 해골 기사, 거대한 드래곤이 등장합니다. 아울러 이 게임은 해상전을 다루고, 당연히 해상 전력 역시 등장합니다. 해상 전력에는 유조선이나 수송선, 구축함, 전함 그리고 잠수함이 있습니다. 흠, 잠수함? 중세 유럽 판타지와 잠수함? 이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입니다. 예전에 몇 번 이야기한 것처럼, 중세 유럽 판타지와 잠수함은 서로 동떨어지는 요소 같습니다. 게다가..
비디오 게임 는 전형적인 중세 유럽 판타지입니다. 는 우리가 중세 유럽 판타지에서 기대하는 여러 요소들을 보여줍니다. 중장 기사를 보고 싶나요? 에는 중장 기사들이 등장합니다. 마법사들? 마법사들 역시 있습니다. 엘프 레인저들, 하늘을 나는 화룡들, 도끼를 휘두르는 야만적인 오크들, 되살아난 시체들, 사악한 강령술사들 역시 있습니다. 드루이드 같은 숲 속 종족을 좋아하는 중세 판타지 팬들에게 는 다소 아쉬운 게임입니다. 에는 드루이드 비슷한 뭔가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엘프 레인저들이 나온다고 해도, 엘프 레인저들은 별로 자연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요. 엘프 레인저들은 그저 강력한 궁사에 불과하죠. 전략 게임에서 숲 속 종족을 보고 싶다면, 이나 같은 게임들은 보다 훨씬 나을 겁니다. (속편 는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