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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생태주의
만화 은 사이언스 픽션과 추리를 결합한 탐정 이야기입니다. 사실 사이언스 픽션은 별로 비중이 크지 않고, 기본적으로 이 만화는 탐정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고등학생 탐정이 초등학생으로 작아진다는 설정이 핵심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만화를 사이언스 픽션이라고 불러도 완전히 틀린 시각은 아니겠죠. 어쨌든 이 만화를 그리는 작가나 이 만화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SF 설정에 별로 관심을 없을 듯합니다. 단행본 책표지에서 계속 추리 소설들을 소개하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작가는 을 탐정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SF 설정은 탐정을 흥미롭게 부각하기 위한 들러리에 불과하죠. 지킬 박사를 하이드로 바꾸는 것만큼 기이한 약물이 등장한다고 해도, 음성 변조 장치나 고속 스케이드 보드나 근력 강화 신발이나 축소 장치가 등장한다고 ..
플로이드 월레스가 쓴 은 일종의 우주 탐사 소설입니다. 하지만 이 단편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우주 탐사보다 미지와의 조우겠죠. 게다가 그 미지는 외계 설치류입니다. 식민지를 건설하기 위해 일련의 개척자들은 외계 행성에 도착합니다. 글레이드라고 불리는 이 행성은 이름처럼 녹색 삼림들이 가득한 장소입니다. 그런 만큼 설치류 같은 생물들 역시 살아가요. 비록 이 행성에서 살아가는 포유류는 고작 4종류이나, 해로운 생물들을 방제하기 위해 생물학자 다노 마린은 개척자들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게다가 정말 외계 설치류들이 해를 끼치기 시작합니다. 개척자들이 식량 창고를 만들면, 설치류들은 몰래 식량들을 훔쳐 먹습니다. 당연히 개척자들은 설치류들을 때려잡습니다. 까다롭고 귀찮으나,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죠. 문제..
[이런 거대 괴수는 전사가 되지 못하겠죠. 우리가 육식동물에게 용맹함을 부여하기 때문에.] 아마 대부분 사람들은 고지라를 육식동물이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고지라는 과거에 사람들이 (잘못) 고증한 육식공룡처럼 생겼기 때문입니다. 과거 고생물학자들은 육식 수각류들이 몸을 꼿꼿이 세우고 꼬리를 아래로 늘어뜨리고 두 발로 걷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과거 공룡 그림들을 찾아보면, 이런 육식공룡 체형을 쉽게 구경할 수 있죠. 시대는 흘렀고, 이제 고생물학자들은 육식 수각류들이 허리를 수평으로 세우고 꼬리를 뒤로 뻗는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1998년 갓질라조차 그런 고증을 반영했어요. 갓질라는 허리를 수평으로 세우고 꼬리를 뒤로 뻗습니다. 하지만 2014년 레전더리 고지라는 전통적인 모습으로 돌아갔고 허리..
소어 핸슨이 지은 는 교양 식물학 서적입니다. 저자는 식물이 어떻게 씨앗을 활용하고 널리 지구상에 퍼질 수 있었는지 이야기해요. 씨앗은 화두에 별로 오르는 요소가 아니나, 식물이 지구상에 퍼지는 과정에서 엄청난 공로를 세웠고, 아울러 인류에게 훌륭한 먹거리들을 제공했습니다. 가령, 두꺼운 코코넛 열매가 바다를 둥실둥실 항해하지 못했다면, 야자 나무들은 해안 지대에 퍼지지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해안 사람들은 코코넛 열매를 먹지 못했을 테고, 해안 공동체들은 번성하지 못했겠죠. 후손을 퍼뜨리기 위해 식물들은 다양한 씨앗들을 개발했습니다. 도시락처럼 어떤 씨앗은 영양분을 듬뿍 갖추고 싹이 틀 때까지 오래 기다릴 수 있습니다. 어떤 씨앗은 달콤하고 영양이 풍부한 과육으로 동물들을 유혹하고, 과육을 먹는 동물들..
※ 이 글은 다음과 같은 작품들의 중요한 줄거리를 설명합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 , 존 스칼지의 소설 , 피에르 불의 소설 , 길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 . 이런 작품들의 내용 누설을 피하고 싶으신 분께서는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소설 은 외계인들에게 쫓기는 어느 지구 우주선을 이야기합니다. 이 우주선은 지구 소속이나, 재미있게도 우주선을 지휘하는 선장은 인간이 아닙니다. 돌고래죠. 유전자 조작을 거치고 인간만큼 똑똑한 신종 돌고래입니다. 이 우주선에서 신종 돌고래는 비단 선장만이 아닙니다. 각종 승무원들과 탐사 대원들과 과학자들 역시 신종 돌고래들이고, 게다가 지질학자 신종 침팬지까지 끼어있습니다. 인간 승무원들도 있으나, 인간들은 우주선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못합니다. 뭐, 결국 신종 돌고래..
[이런 항공모함이 생체 함선이라고 해도, 이건 생태주의 사상과 별로 관계가 없을 겁니다.] 예전에 파이락시스가 게임 를 공개했을 때, 여러 사람들은 조화 성향의 디자인이 뭔가 생체적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가령, 레딧 같은 사이트에서 유저들은 조화 성향의 순양함(트리톤)이 유기적이라거나 생체 함선 같다고 이야기했어요. 조화 순양함은 정말 그렇게 보입니다. 아마 사람마다 느낌은 다르겠으나, 저는 조화 순양함이 정말 생체 함선처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성향의 함선들, 가령, 순수 순양함이나 우월 순양함은 확실히 기계적인 느낌을 풍깁니다. 순수 순양함(디스트로이어)은 투박하고 무식하게 보이고, 우월 수양함(아비터)은 날렵하고 세련되게 보입니다. 디스트로이어는 화력과 내구력을 중시하고, 아비터는 전산 통신망..
[생체 비행선의 함교 내부. 몇몇 개조 도마뱀이 보인다고 해도, 이런 모습은 일반적인 괴수와 거리가 멀어요.] 스콧 웨스터펠드가 쓴 소설 은 말 그대로 레비아탄을 이야기합니다. 이 소설이 가리키는 레비아탄은 귀스타브 도레가 그린 저 유명한 바다 괴수가 아닙니다. 그보다 생체 비행선이죠. 소설 속에서 인류는 유전자 조작 기술을 발달시킵니다. 그래서 인류는 다양한 동물들을 만들 수 있고, 산업과 전쟁을 위해 온갖 개조 동물들을 이용합니다. 레비아탄은 그런 동물들 중 하나이고,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고래입니다.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공룡 따위는 감히 깝치지 못합니다. 15m짜리 스피노사우루스는 감히 몇 백 m짜리 레비아탄에게 깝치지 못할 겁니다. 레비아탄에 비한다면, 공룡만 아니라 고지라 같은 거대 괴수조차 상..
이나 같은 SF 소설은 계획 경제를 이야기합니다. 계획 경제. 어쩌면 많은 사람들은 이 용어에 거부감을 느낄지 모릅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은 계획 경제보다 시장 경제에 더 친숙하겠죠. "자본주의는 시장 경제이다." 흔히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은 자본주의를 시장 경제와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 원리는 좋은 거고,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장 안에서 서로 자유롭게 거래하고 원하는 상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는 지속 가능합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죠. 하지만 이게 사실일까요. 정말 자본주의는 시장 경제일까요. 시장만 존재한다면, 그건 무조건 자본주의일까요. 하지만 시장이라는 개념은 어디에서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뭔가를 거래하기 원..
프레데릭 폴과 시릴 콘블루스는 이라는 소설을 썼습니다. 어쩌면 두 작가는 이 소설에 잘못된 제목을 붙였을지 모르겠어요. 상인은 물건을 파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소설 주인공은 광고업자입니다. 광고 역시 상품이고 광고업자 역시 광고를 파는 상인이나, 일반적인 상인은 아니죠. 소설 주인공이 광고업계에서 나가기 때문에 어쩌면 두 작가는 그런 행보를 염두에 두었을지 모르겠군요. 아울러 두 작가가 광고업자를 소설 주인공으로 설정한 이유를 추측한다면, 자본주의 체계를 비판하기 위해서일지 모릅니다. 소설 속에서 자본주의 체계는 자연 환경을 엄청나게 오염시킵니다. 천연 자원을 낭비하고, 깨끗한 물을 더럽히죠. 자본가들은 이윤만을 위해 막대한 힘을 쏟아붓고, 정치권은 이걸 막지 않습니다. 당연히 가난한 사람들은 고난에서 ..
[이런 거대 괴수가 무엇을 상징하고 비유할 수 있을까요? 도시 파괴? 그게 전부일까요?] 영화 은 거대 괴수들을 선보입니다. 이 괴수들은 외계인들의 생체 병기이고, 심해 관문을 통해 지구에 출몰합니다. 외계인들은 다른 차원에서 괴수들을 만들고, 심해 관문으로 괴수들을 내보내요. 그 관문은 지구의 바다와 이어지기 때문에 괴수들은 인류 문명을 짓밟을 수 있습니다. 지구인들은 이를 두고 볼 수 없었고, 거대 로봇들이 출격합니다. 마침내 거대 로봇과 거대 괴수가 박 터지게 싸우고, 이런 열혈적인 싸움은 이 영화의 주된 볼거리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 영화를 거대 로봇물이자 괴수물이라고 부르더군요. 하지만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정말 은 '괴수물'일까요. 그러니까 이 영화에서 괴수는 중심 소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