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인류세라는 착각

인류보다 먼저 '계급이 생태계를 파괴'한다

OneTiger 2017. 2. 11. 10:58

"인류의 탐욕이 생태계를 파괴한다." 종종 이런 말을 듣습니다. 인류가 너무 탐욕적이기 때문에 생태계를 파괴하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킨다는 뜻이죠. 과학 교사, 생물학자, 환경 기자 등등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좀 어폐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도대체 '인류'가 누구일까요. 인간은 전부 똑같은 인류일까요. 이 세상에는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그 사람들의 영향력은 전부 다릅니다. 누구는 엄청나게 많은 영향을 행사할 수 있고, 또 누구는 아주 미약한 영향만 끼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대기업 간부와 일개 서민의 영향력이 똑같을 수 있을까요. 탐욕?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일 노동자가 얼마나 큰 탐욕을 부릴 수 있을까요. 일일 노동자 개인이 싹쓸이 어업이나 핵 발전소나 대규모 획일 농장에 준하는 오염을 일으킬 수 있을까요.


인류의 욕구는 생태계를 바꿨습니다. 그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그런 사례를 무수히 찾을 수 있습니다. 나무를 온통 베거나 동물을 멸종시킨 사례를 숱하게 엿볼 수 있어요. 따라서 인류의 탐욕이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말은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대 문명에서 그것보다 먼저 따져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계급이죠. 계급 때문에 각 인간들이 자연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집니다. 엄청나게 달라지죠. 그런 말이 있죠. 상위 재벌들이 온실 가스의 절반을 배출한다고요. 남반구 개발도상국은 북반구 강대국이 배출한 온실 가스 때문에 피해를 입는다고요. 우리가 재벌과 빈민을 '똑같은 인류'로 치부하는 순간, 우리는 현대 문명의 각종 불합리나 착취 등을 외면하게 됩니다. 지금도 수많은 아이들이 피골이 상접하고 굶주립니다. 현대 문명은 자연 환경을 착취하고 생산량을 늘렸으나, 그런 아이들은 어떤 혜택조차 받지 못했어요. 이런 아이들을 잘 먹고 잘 사는 중산층과 함께 '똑같은 인류'로 뭉뚱그릴 수 있을까요.


이 세상에는 엄연히 '계급'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가난한 아이부터 미국의 대기업 임원까지, 그 계급은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입니다. 인류를 하나로 뭉뚱그리고 싶다면, 인간들이 전부 똑같다고 말하고 싶다면, 일단 그런 계급부터 없애고 봐야 할 겁니다. (아울러 그렇게 계급을 타파하는 과정에서 환경 오염도 덩달아 줄어들 거라고 생각합니다.)